검색

[살림터 5] 지렁이 화분 어떠세요? - 2

크게작게

이유섭 2014-04-01

▲ 지렁이 화분에서 자라난 콩나물.     © 오산시민신문

그동안 과감하게 지렁이를 구입하여 빈 화분 속에 넣어 보신 독자들이 계실까?

 

요즘 지렁이 화분에서는 먹고 버려졌던 과일이나 단 호박의 씨앗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단 호박은 2월부터 싹을 틔우더니 벌써 넝쿨을 이룰 기세다. 아무리 쓰레기로 버린 것이라 하더라도 싹이 나고 잎이 자라기 시작하면 뽑아 버리기는 쉽지가 않다.

 

한번은 콩나물을 다듬고 짤똑짤똑 잘려진 콩나물  남은 것을 지렁이 화분 깊숙이 묻어주었는데 땅속에서 잔뿌리도 없는 멀쩡한 콩나물로 자라 된장찌개를 끊여 먹은 일도 있었다. (사실 음식물 쓰레기로 버린 건데 먹어도 될까 고민을 살짝 하긴 했다.) 아무런 관계도 생길 것 같지 않은 지렁이 화분이 주는 일상의 잔재미가 쏠쏠하다.

 

지렁이 화분에 대한 내용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알 수 있다. 그중 시도해보고 실패하면서 아파트라는 주거 환경을 기준으로 꼭 지키면 좋은 관리법이다.

 

화분은 있는 것을 사용한다. 새로 구입할 경우 플라스틱 보다는 토기가 좋다.

 

흙은 기본적인 살균처리가 되어있고 냄새가 나지 않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분갈이 배양토를 사용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돈분이나 계분처럼 냄새가 나는 퇴비 흙을 잘못 구입해 날 파리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 또 지렁이가 종이도 먹기 때문에 흙과 종이(신문)를 섞어서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그것 역시 종이가 습하여 날파리가 생겼었다. 그 외 산이나 텃밭의 흙은 개미나 이름 모를 애벌레 등이 있어서 실내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흙의 수분이 적당히 유지 되고 있는지 살피는 방법은 흙을 손으로 쥐었을 때 살짝 뭉치는 정도로 유지해 주면 지렁이가 밖으로 기어 나온 다든지 하는 일은 없다. 물을 주지 않아도 음식물을 적당히 지속적으로 공급하면 괜찮다.

    

음식물을 넣어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염분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따로 할 필요는 없다. 설거지 하면서 흐르는 물에 염분이 제거 되므로 수챗구멍에 모인 찌꺼기는 아주 좋은 먹이다.

 

지렁이는 잡식성이기 때문에 육류나 생선류를 먹어치우기는 하지만 오래 걸리기 때문에 주지 않는다. 고기나 생선의 뼈, 어패류 껍데기 등은 일반쓰레기다. 음식물 분리수거기 에도 넣은 면 안 되는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과일, 채소의 물러져서 먹지 못 하게 된 속과 껍질, 버섯 밑동, 원두커피가루와 종이필터, 계란 껍데기를 아주 좋아한다. 지렁이의 입 크기(?)를 생각해 먹기 좋게 듬성듬성 잘라주거나, 썰어주거나 부서주거나 하는 센스를 발휘해 준다면 금상첨화다.

 

꼭 흙 깊숙이 묻어주어야 한다. 지렁이가 먹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3일 정도는 지난 후 파보는 것이 좋다. 지렁이가 음식물을 넣어 주자마자 먹는 것이 아니고 후숙시켜서 썩기 시작 하면 먹는다. 지렁이가 음식물을 먹고 분해 시켜 분변토를 만드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면 충분하다. 작년 여름 처음으로 수박껍질도 잘라 넣어 주었는데 일주일 안에 흔적도 없이 먹어 치웠다.

 

지렁이는 영리하다. 화분의 크기에 맞춰 가족을 늘린다. 지렁이가 늘어난 것 같으면 다른 화분에 분양하여 화분을 늘린다, 분양을 할 때는 그동안 생활하던 화분의 흙과 함께 덜어서 넣어주고 적응기간 1주일 정도 지난 후 음식물을 주기 시작한다. 

 

화초를 키우듯 너무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 들여 놓는다. 절대 냄새가 나거나 벌레가 돌아다는 일은 없다.

 

지렁이 화분을 만든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함이다. 지렁이를 키우기 위해 음식물을 남길 필요가 없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고, 과일이나 채소 등도 신선한 것, 안전한 것을 먹을 만큼 구입하여 껍질까지 먹고, 버리는 양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가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마다 ‘수거비가 너무 싼 게 아닌가? 이렇게 해서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버리는 양이 적으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얄밉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충전 카드의 돈의 쑥쑥 줄어들고 있다면 우리집  식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해 볼 때 인 것 같다.

 

봄이 되었다. 지렁이 화분 분변토로 올해도 베란다에 상추를 심어 봐야겠다.

 

▲ 이유섭 이사장     ©오산시민신문

 

 

 

 

 

 

 

 

 

 

 

이유섭

한살림 경기서남부 이사장

기사입력 : 2014-04-01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naver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